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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박 2일 - 갈곶동 성당 원윤자 율리안나님의 글
글쓴이 : 씨튼영성의집 ()  2015-02-02 14:00:47, 추천 : 114


  모드 것을 내려놓고 하느님 안에 온전한 쉼을 가져보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내게 있어서는 삶도 봉사활동도 그야말로 달그락 거리며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들인 것 같다. 한 가정의 부모이자, 직장인이며, 봉사자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것도 녹록치만은 않았다. 이런 제게 본당 신부님께서는 쉼표 하나를 선사해주셨다. 1박 2일의 영성의 시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기도 하다. 몇 달 전부터 신청해놓고도 날짜가 다가올수록 정말 잘 다녀올 수 있을지,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불안해하기도 하였지만 그때마다 기도의 끈을 꼭 부여잡았었다. 드디어 짙푸른 가을하늘이 펼쳐져 있고 코스모스 한들거리는 한적한 시골길을 가로질러 논산 씨튼 영성의 집에 도착했다. 아! 얼마만의 쉼인가? 종소리와 함께 시작된 대침묵의 시간 그동안 얼마나 많은 말들을 하였으며, 또 말들로 인해 다른 이에게 상처가 되게 하였고, 그것은 마침내 부메랑이 되어 내게 박힌 것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 그런데 그것을 이렇게 침묵 중에 발견하다니 또다시 나를 들여다보았다. 잠잠함 속에서 나의 이웃들을 보았다. 더 많이 배려하고 더 많이 사랑해야지... 침묵 속에 하루가 지났다. 아침식사 시간 늘 십분이면 뚝딱 해치웠었는데, 맑은 가을 아침 햇살이 투명한 유리창에 바사되어 서서히 내게로 다가왔다. 새들의 조잘거리는 소리, 바람이 살짝 휘돌아가는 소리, 소박한 가을 꽃들이 방긋 미소짓는 것도 보았다. 이 쉼표 하나는 커다란 울림이 되어 다가왔다. 마침내 우리 공동체 모두가 하나 되는 시간이 있었고, 서로서로에게 축복의 인사를 나누었다. 건강 때문에 참석하는 것을 망설였다는 형제님, 사랑하는 딸과의 갈등 때문에 힘들어했던 자매님, 그들의 반짝이는 눈물 속에서 위로자이신 예수님을 보았다. 정말 소중하고 보물같은 시간들이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길, 차창 밖에는 가을이 통째로 달려오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고 싶다.

수원가톨릭대학교 정하상바오로회 소식지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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